비타민D 결핍, 정말로 대유행인가?
- 권장섭취량의 개념과 정의의 오류-

명승권 교수
의학박사/가정의학과 전문의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보건AI학과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비타민C의 하루 권장섭취량은 나라마다 다른데, 프 랑스는 남녀 공히 하루 100 mg이며, 우리나라와 일본은 100 mg, 미국은 남성 90 mg, 여성 75 mg이다. 그런데 영국과 인도는 남녀 모두 40mg으로 프랑스와 비교시 3분의 1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한편, 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성의 약 75%, 여성의 83%가 비타민D 결핍으로 보고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뿐 만 아니라 남아시아인의 68%, 유럽인의 40%가 비타민D 결핍으로 전 세계적으로 비타민D 결핍이 대유행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비타민D 혈중 농도를 20 ng/mL(나노그램 퍼 밀리리터)으로 기준으로 한 결과로, 일반 병의원에서는 30 ng/mL로 기준이 높아 특히 여성의 경우 90% 이상이 비타민D 결핍으로 진단받고, 비타민D 주사나 복용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타민C 권장섭취량이 나라마다 상당히 차이가 나고, 비타민D 결핍이 대유행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며, 권장섭취량의 잘못된 개념과 정의에 기인한다.
권장섭취량은 지금으로부터 80여년 전인 1941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에서 개발했다. 당시 영양결핍은 매우 흔해 미국의 군징집병중 25%가 현재 혹은 과거 영양결핍자였다. 미국 국방자문위원회는 미국국립과학한림원에 국방과 관련한 영양에 대한 조언을 요청했고, 군인들뿐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 적용되는 주요 영양소의 권장섭취량을 1941년에 만들었다. 처음 발표된 권장섭취량에 대한 논문을 살펴보면 권장섭취량의 정의와 개념이 명확하게 서술되어 있지 않다. 논문에는 당시 동물실험이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가 부족했기 때문에, 미국 전역의 50여 명의 전문가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해 비타민 등 주요 영양소별 권장섭취량을 정했다. 즉, 이 당시 처음 개발된 권장섭취량은 건강의 최적 상태와 관련한 의학적 및 임상적으로 타당한 연구 결과로부터 얻은 근거가 아닌 당시 의학 및 과학수준에서 전문가들의 ‘합의’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 뒤로 여러 차례 개정이 되긴 했지만, 현재 권장섭취량은 ‘특정 나이와 성별의 집단에서 거의 대부분의(97-98%) 건강한 사람들의 영양요구량을 충족시키는데 충분한 하루 평균 특정 영양소의 섭취량’으로 정의하고 있다. 달리 표현하면, 건강한 사람들 100명을 모았을 때, 특정 영양소의 섭취량이 낮은 사람부터 높은 사람까지 다양한데 가장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 상위 2.5%가 섭취하는 양을 권장섭취량으로 정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건강한 사람들의 요구량을 충족시키는 양이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달리 말하면 현재의 권장섭취량은 극단적으로 과도한 양이다. 적게 섭취하는 사람들은 그만큼만 먹어도 건강을 유지하는데 충분하지만, 많이 섭취하는 사람은 그 정도의 양을 먹어야 건강한 것이기 때문에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의 요구량까지도 충족시키는 양을 권장섭취량으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적게 섭취하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과도하게 많은 양이 아닌가?

비타민C 권장섭취량이 나라마다 달라 3배 가까이 차이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프랑스 사람들은 채식위주의 식단으로 비타민C 섭취가 전체적으로 많기 때문에 상위 2.5%에 해당하는 섭취량이 110 mg이기 때문에 이 양을 권장섭취량으로 정한 것이고, 인도나 영국은 비타민C 섭취가 전체적으로 적기 때문에 상위 2.5%에 해당하는 섭취량이 40 mg이라 이 양을 권장섭취량으로 정한 것이다.
비타민D 결핍이 우리나라 사람뿐 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대유행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도 극단적으로 높은 권장섭취량에 상응하는 비타민D의 혈중농도인 20 ng/mL (병의원에서는 30 ng/mL) 이상을 정상으로 정의했기 때문이다.이보다 낮으면 비타민D 결핍이나 부족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건강한람들 80-90%가 비타민D 결핍 혹은 부족으로 잘못 분류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건강한 사람들의 비타민D 혈중농도가 분포하는 구간은 12-20 ng/mL이다. 즉,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은 비타민D 검사가 불필요하며, 20 ng/mL 미만이라도 결핍이 아니며, 비타민D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현재의 권장섭취량의 개념과 정의, 즉 건강한 사람들 중 상위 2.5%의 섭취량은 과도하게 많은 섭취량으로, 되도록 충분히 많은 양을 권장해야 했던 80여년전 영양결핍이 흔한 시대에서는 틀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후 영양성분 섭취와 최적의 건강상태를 규명하는 타당한 역학적 연구방법론이 등장하게 되었다. 코호트연구라는 대규모 집단을 대상으로 연구를 시행한 결과, 질병의 발생과 사망률은 체질량지수(키와 몸무게를 이용한 비만도)가 너무 낮거나 높으면 높아지고, 중간 정도인 경우가 가장 낮게 나와 이 구간을 표준체중으로 제시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권장섭취량도 코호트연구를 통해서 최적의 건강상태를 보이는 특정 영양소의 섭취량의 범위를 새롭게 정해야 한다.
지금까지 수십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발표된 권장섭취량 및 영양결핍 관련 연구는 잘못된 개념과 정의의 권장섭취량에 기반했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으며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의학, 영양학, 역학, 보건학 등 영양과 관련한 모든 분야가 논의를 통해 올바른 권장섭취량의 개념과 정의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 영양소 권장섭취량의 개념과 정의에 문제가 있으며, 새로운 개념 및 정의가 필요하다는 본 주장은 2024년 6월, SCIE 국제학술지 ‘영양(Nutrition)’에 연구단신(short communication)으로 출판되었다. 이러한 주장과 견해가 국제학술지에 출판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세계적으로 의학 및 영양 등 관련 학계에서 논쟁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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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종중의 자랑스러운 인물인 명승권 교수(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전문의)의 칼럼 ‘쉬운 의학이야기’가 이번 발간된 대종보에 함께 실렸습니다. 명 교수는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평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의학 정보를 쉽고 명확한 언어로 풀어내는 데 앞장서 온 전문가입니다. 이번 대종보 칼럼에서도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건강 수칙과 의학 상식을 중심으로, 누구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따뜻한 필치로 내용을 전하고 있습니다.
현대인의 건강을 지키는 작은 실천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이번 글은,
명씨대종보를 통해 많은 종친 여러분께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종친 여러분께서는 이번 대종보를 통해 ‘쉬운 의학이야기’ 전문을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